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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사업 동상이몽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4.18

66회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1단계 사업이 물가 상승에 따라 최근 사업비를 15% 증액했지만 업계는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분위기다. 현재 네 번째 입찰 공고 중으로, 앞선 3회차 입찰 구도대로 3개 공구별 ‘단독입찰’이 된다면 서울시는 결국 수의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사실상 수의계약의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최초 1단계 사업을 입찰 공고했지만 참여한 시공사가 없어 유찰됐다. 이어 올해 1월 중순 재공고에서도 업체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당초 강남역(3,949억원), 광화문(2,433억원), 도림천(3,570억원) 등 권역별 사업 추정금액(시공사 계약금액)이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 참여 요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후 가까스로 총사업비를 15% 증액했고, 업체로부터 철저히 외면받던 이 사업은 이제 그나마 ‘단독입찰’ 구도는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앞선 2회 입찰에선 사업을 하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수의계약 요건도 되지 않았지만, 3회 입찰 시 3개 공구에 단독 컨소시엄이 참여해 가까스로 ‘사업 추진의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강남역 사업), DL이앤씨 컨소시엄(광화문 사업), 대우건설 컨소시엄(도림천 사업)이 응찰했던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론 사업비가 충분했다면 업체간 입찰 경쟁이 성립됐을 것”이라면서 “사업비가 적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공감하고, 기재부에서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사업비가 협의 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15% 증액된 사업비에 대해서도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회 입찰 공고에 참여한 건설사들도 원가율이 좋아서 들어간 건 아니다”며 “사실상 업체는 서울시에 억지로 ‘울며겨자먹기’로 입찰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15% 증액이 적정하지 않을 뿐더러 30%가량 인상을 기대했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건설 물가가 많이 올랐고 사업비가 적다고는 하지만 15% 올린 것도 사례가 없는 것이고, 유찰이 됐다고 해서 사업비를 올린다는 것도 전례가 없을뿐더러 사업비를 올려야 한다면 기본설계 등 다른 절차를 통해서 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했다. 서울시와 업계의 ‘동상이몽’이다. 

 

이렇듯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사업은 사업비를 두고 발주청과 업계 간 눈치싸움을 넘어 힘겨루기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서울시는 오는 22일까지 4차 입찰공고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3회 입찰의 경우처럼 3개 공구에 단독 컨소시엄이 참여한다면 서울시와 업계는 결국 수의계약 ‘가격 협상’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다. 

 

업체는 수의계약 협상에서 15% 증액된 사업비(100%) 반영을 주장할 것이고, 서울시는 유사한 공사의 낙찰률을 비교해 협상에 나설 것이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사업은 지난 202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피해가 발생하자 오세훈 시장이 11년 만에 강남역 등 침수취약지역 6곳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추진되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중 그 역할과 의미가 작지 않다. 

 

적정 사업비가 보장될 때 원하는 사업성과가 나올 것이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올 연말 착공해  2027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업계가 ‘수의계약 협상’에서 ‘묘수’를 보여주길 바란다.

 

 

/조영관 기자 

원문출처 : [매일건설신문][2024-04-17 10:30:00] http://mcnews.co.kr/sub_read.html?uid=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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